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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취 간호사 선생님과의 인터뷰 2편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10.31
  • 조회수 : 323

(이전 편에 이어서 https://www.newnurse.or.kr/ISAF/include/customer3.php?mode=view&number=619&page=1&b_name=job)



9. 마취 간호사는 근무 체계가 어떻게 되나요?

  기본적으로는 상근직이고, 오전 7:30-오후 4시로 근무 시간 지정이 되어있어요. 다만 가끔 당직 시간으로 넘어가는 수술이 있기 때문에 데이 업무만 하는 건 아니고요, 간호사 3명 정도는 이브닝 근무(14-2230)가 한 달에 일주일 정도 있어요. 그래서 한 달로 하면 3주는 데이, 한 주는 이브닝 이렇게 근무를 합니다.

  그리고 간이식 수술 마취를 맡는 담당 간호사가 있는데, 순번대로 돌아가며 마취과 liver 간호사 업무를 해요. 뇌사자는 언제 생길지 모르고, 수술도 주말이나 밤, 새벽, 아침까지도 진행되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 근무는 데이·이브닝밖에 없잖아요. 이브닝 근무도 오후 10시 반에 퇴근하는데, 수술은 다음날 아침까지 진행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사이 공백을 막기 위해 간이식만을 위한 간호사가 따로 있어요. 그래서 on-call로 있어야 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 뇌사자가 생겨 응급 간이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콜을 받고 간이식 수술 마취 업무를 합니다. 간이식이 시작되면 웬만하면 12시간 근무를 채워서 하게 되고요. liver on-call 업무는 2~3년에 한 번씩 6개월 동안 맡게 되는데, 간호사 4명이 돌아가면서 6개월 동안 on-call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진 않아요. 한 사람이 한 달에 한 주만 on-call을 받으면 됩니다. (저도 올해 초에 맡았었네요^^)

 

10. 마취 간호사는 마취라는 특수한 영역을 맡고 있는 만큼 트레이닝도 병동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마취 간호사는 트레이닝이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트레이닝 기간, 방식 등)

  우선 마취회복실2는 신규 간호사를 받지 않고, 경력직으로만, 주로 내부에서 경력직 공고를 내서 부서이동을 하는 식으로 채용이 진행되고 있어요. 자기소개서, 경력사항, 2차 면접을 통해 내부채용이 이뤄집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연차가 있고 경력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지원하시는데, 중환자실 근무 경험이 있는 경우 우대사항이 높고, 또 임상 3~5년 이상이셨던 분들 위주로 마취과로의 부서이동을 받고 있어요.

(사진 4) 

  트레이닝의 경우는 경력직을 뽑다 보니 길지는 않고, 일주일 정도의 OT 기간이 있어요. 일주일 동안 프리셉터 선생님이 붙어서 마취준비과정, 약물, 모니터링, 회복실 나가는 과정까지 옆에서 배우며 OT 기간을 보낸 후 독립하게 됩니다. 트레이닝 기간이 많이 짧죠^^. 그래도 중환자실에서 오신 분들 같은 경우엔 일단 모니터링 장비 자체가 익숙하기 때문에, 모니터링만 잘 되면 많이 힘들어하진 않으시고 빠르게 잘 적응하시는 것 같아요. 대신 병동에서 오신 분들은 모니터링 기계가 낯설고, A라인 C라인 연결하고 모니터랑 연동시키고 이런 것 자체가 처음이신 분들은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고요.


 11. 마취 모니터링을 위해선 수술 과정과 진행상황 또한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케이스에 따라 마취 과정도 상이하고, 정말 다양한 케이스의 수술이 있을 텐데, 각자 맡은 파트가 있나요?

  저희가 처음에는 마취 준비나 모니터링하기 수월한 부서부터 먼저 배정이 됩니다. 그래서 천천히 하나둘씩 난이도를 높여가면서 마취를 배우게 됩니다.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한 로젯(구역)에 있을 수 있고, 1구역(주로 외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파트)에서 OT를 받고 마스터 했으면 한 두달 정도 1구역에서 근무를 하고, 그 다음엔 2구역(, 심장 파트)으로 가서 배우고 적응하고 또 한 두달 일하고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모든 구역의 수술을 돌면서 배워나가요.

  말씀드렸다시피 외부마취도 가야하고, 소아는 소아수술장 마취도 따로 있기 때문에 소아과도 가야하고, 간이식 파트도 따로 있어서, 모든 마취를 한 바퀴 돌고 파악하는 데까지는 거의 2 정도 걸려요. 그리고 2년 정도 뒤부터는 어디든 가서 마취 업무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각자 따로 맡은 파트나 구역은 없고, 그냥 번표 듀티가 나오면 이번달엔 1구역, 다음달엔 2구역 이렇게 주기적으로 구역 로테이션을 합니다. 또 저처럼 모든 로젯을 한 바퀴 다 돈 간호사의 경우엔 순환 근무(서큐 근무)를 해요. 한 로젯 안에서도 off인 간호사가 있잖아요. 그럼 이제 그 자리를 메꿔줘야 하니까, 순환 근무자가 오프자들 자리를 메꿔주는 거죠. 오늘은 1구역, 내일은 2구역 이런 식으로 온 구역(로젯)을 다 돌아다니면서 오프자나 병가 자리를 메꿔줘요.

  이런 부분이 신규간호사 분들에겐 조금 버거울 수도 있어요. 나는 아직 이 구역도 잘 못하는데, 벌써 다른 로젯에 가서 또 새로운 걸 배워야 하고, 이것도 얼마 안 배웠는데 또 다른 로젯에 가야하고... 이렇게 계속 로테이션 되는 게 부담이 된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브닝 업무를 하게 되면 내가 배웠던 구역만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계속 진행되고 있는(남아있는) 수술이 있다면 어디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브닝 업무까지 해내려면 모든 로젯을 다녀보고 배워야 해요. 로테이션 주기는 병원마다 조금씩 다를 것 같네요.

 

12. 마취 간호사를 추천하신다면, 어떤 개인적 특성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혼자서 일하는 걸 좋아하고 마음 편해하는 분이면 적응하기 수월할 것 같아요. 일을 할 때 환자나 의료진과 소통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활발한 분들은 조금 힘들어하실 수도 있어요. 3-4시간 동안 수술방 안에서 혼자 약 재고 모니터링 하다보면 힘들 수도 있거든요. 집도하시는 외과의사나 수술장 간호사가 있어도 거기는 그들만의 세계고, 우리는 또 우리만의 세계가 있는거라. 그래서 혼자서 잘 생활하실 수 있는 분이면 적응하기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환자의 미세한 변화나 수술 중 필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관찰력이 좋고, 순발력이 있으신 들도 오시면 괜찮을 것 같아요. 일단 수술장 안에 들어가면 마취를 시작할 때 교수님, 전공의, 마취 간호사(CPN) 이렇게 모든 사람이 상주해 있지만 환자가 어느정도 스테이블해지면 모니터링 할 때는 혼자 있거든요. 밖에서도 모니터링 해주시긴 하지만, 수술장 안에는 어쨌든 혼자 있는 거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감당을 할 수 있는 분들이요. 처음에는 이 환자가 안 이랬었는데 왜 갑자기 저렇게 됐지?’ 이렇게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실 수 있는, 관찰력이 좋으신 분들이 오시면 환자를 케어하고 모니터링하는 부분에서 좀 더 좋을 것 같아요. 왜냐면 환자 상태가 갑자기 급격하게 안 좋아지는 게 아니라, 서서히 안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이기 때문에 초반에 빠르게 알아채서 해결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관찰력을 갖고 미리미리 환자가 뭐가 바뀌었는지, 어떤 게 좀 이상해졌는지 같은 부분을 빨리 알아챌 수 있는 분이 오시면 환자가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항상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빠른 판단을 통해 순발력 있게 대처를 하고 이런 상황 자체에 강하신 분들이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왜냐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환경이 큰 스트레스인 분들도 계시거든요. 모든 게 주어져 있고, 준비되어있는 환경에서 착착 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거에 대해서 엄청 부담감을 느끼고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반대로 오히려 이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갑자기 엔돌핀이 막 돌고, 활력이 생기는 분들도 있어요. 응급실이나 외과 중환자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은 갑자기 출혈이 생기고 갑자기 환자가 몰려오면 없었던 에너지가 생기고 이런 분들이 있거든요. 이런 성향이 있으신 분들은 오시면 재밌게 일을 하실 수 있어요. 저도 약간 이런 성향이어서요 하하. 솔직히 말해서 어떤 응급 상황이 생겨도, 응급 상황이 생기면 갑자기 텐션이 확 올라가는 거죠.

 

 


13. 그렇다면 마취 간호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나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찰력이 제일 좋아야 될 거 같고, 꼼꼼하고 순발력 있는 것도 필요할 거 같아요.

 

 


14. 앞서 말씀하신 것들을 위해서 학생 때나 신규간호사 시절에 특별히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일단 공부를 잘하면 좋겠죠? 어떤 게 정상인지 알아야 환자가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 기본적인 학습은 선행이 되어야 할 거 같아요. 또 평소에 길 가면서 간판이 바뀌었다거나 이런 걸 눈여겨 본다거나,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다는 걸 평소에 잘 알아둬야 해요. 그래야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빨리빨리 가져올 수 있거든요. 항상 어디에 뭘 뒀는지, 뭐가 바뀌었는지 이런 걸 눈여겨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생활습관을 들이다 보면 일을 할 때도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나타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들인 습관이 나중에 일을 하면서 써먹을 데가 많을 거라 생각해요.


15. 다양한 경력이 있으신데, 혹시 이전의 경험이 지금 일을 할 때 도움이 된 부분이 있으신가요?

. 저는 심혈관외과 중환자실에 있을 때 되게 많이 배웠어요. 1년이 채 안 되는 경험이긴 했지만 거기서 혈역학적 모니터링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어요. 환자가 피가 날 때 맥박이나 혈압이 어떻게 변화하고, 심박출량(cardiac output)이나 심계수(cardiac index) 등을 보는 방법, 그리고 볼륨이 부족할 때 어떻게 채워줘야 하는지, 혈액으로 채워야 하는지, 혈장(plasma)이나 수액으로 채우는 게 좋은지 등 많이 배웠어요.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는 거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중환자실 경력이 있어서 마취과에 뽑힌 거라, 그때의 경력뿐만 아니라 배운 것들이 많은 도움이 돼요.

 




16. 마취 간호사라는 직업을 계속하게 해준 동기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취과만의 매력)


  가장 큰 매력은 상근직이라는 거요. 남들 쉴 때 쉬고, 공휴일 쉬고, 퇴근할 때 퇴근하고요. 나만의 워라밸이 어느정도 유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게 가장 큰 장점이고, 또 마취과가 환자가 매일 바뀌잖아요. 이 부분도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외과병동이라 해도 그래도 12, 23일은 봐야 하는 담당 환자들인데, 마취과는 그렇지 않고 내 담당 환자가 매일 바뀌고, 나는 그저 지금 이 상황에만 집중하면 되는 게 좋고 병동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또 저는 마취과가 고요함과 폭풍이 공존하는 곳이어서 되게 매력 있는 것 같아요. 마취도 잘 되고 있고 환자 상태도 좋고, 원활하게 착착 잘 진행되면서 오늘따라 시간이 안가는 느낌이 드는, 고요한 수술들이 많거든요. 근데 갑자기 어느 날은 환자 상태가 좋지 않고 피가 미친듯이 나는 수술이 있기도 해요. 그래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그리고 오늘은 정형외과 내일은 비뇨기과 다음엔 외부마취 이런 식으로 부서가 매번 바뀌는 게 어떻게 보면 부담스럽고 힘들 수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지루한 걸 못 견디고 싫어하고, 지루하면 빨리 지치는 스타일이라 매번 맡는 영역이 다른 게 재밌어요. 왜냐면 배울 건 다 배운 것 같고, 일에 꽤 익숙해지면 다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이런 느낌이 들면 꼭 그만두고 싶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지는데, 마취과는 이런 느낌이 안 들어요. 내가 마스터한 줄 알았는데 아니고, 또 새로운 다른 게 있고. 이렇게 지루할 틈이 없어서 다른 데 가고 싶거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17. 마취 간호사로서 근무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수술장을 잡으려면 가장 먼저 마취과와 소통을 해야 해서, 마취과 간호사로 있다 보면 수술장에 응급으로 들어오는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사건사고가 많아요. 그래서 사고가 난 일화, 특히 뇌사자 업무도 맡고 있으니 뇌사자 사고 경위도 많이 듣는데, 예를 들어 전동킥보드 사고가 요즘 정말 많이 나는데 전동킥보드 타다가, 또 수상레저 중에 미끄럼틀 기구를 타다 경추가 부러져서 뇌사상태로 오게 되는 경우 등등.. 그래서 이런 얘기를 들으면 경각심도 생기고 머릿속에 계속 남아있네요.

 

 

 18. 그렇다면 마취 간호사로 일하면서 겪는 단점이나 고충, 혹은 아쉬운 점이 있을까요?

단점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혼자 일하는거라 되게 외로워요. 필드에서는 교수님, 수술장 간호사들끼리 얘기하면서 재미나게 수술하는데, 우린 조용하게 앉아서 가만히 할 일을 하는 거죠. 되게 외로워요. 견딜 수 있거나 혼자 있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 오면 잘 적응할 수 있지만, 저처럼 얘기하는 거 좋아하고 활발한 사람들은 나도 같이 대화하고 싶은데 가만히 있어야 하고 외톨이처럼 있어야 해요^^... 이러면 힘들어서 이런 부분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교수님하고 친해지면 또 같이 얘기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계속 환자 모니터링을 해야 하니까 얘기를 많이 못 나누죠. 그렇지만 해야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죠!

(사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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