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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보건종사자 선생님과의 인터뷰 1편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성함, 근무지 등)
안녕하세요, 프리랜서
컨설턴트로 현재는 보건 전문가로 KOICA*의 사업 종료평가(사업 종료 후 사업이 계획대로 잘 이루어졌는지를 평가) 참여 중인 차선아입니다.
* KOICA(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한국국제협력단) :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과 상생의 개발협력으로 인류 공동번영과 세계평화 증진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의 개발협력 대표기관
* KOICA 홈페이지 : https://www.koica.go.kr/sites/koica_kr/index.do
* (그림 1) 국제기구와 국제비정부기구의 차이
2. 지금까지의
경력과, 어떠한 계기로 국제보건 관련 기관 에서 근무하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처음 임상은 서울소재 대학병원에서 3년 6개월 정도 일했었는데, 병원에서 일하다보니 좀 더 자율성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은 곳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학생 때부터 해외 보건 사업에 관심도
많았고요. 그래서 국경없는 의사회*에 지원했고, 남수단**으로 파견을 갔었습니다. 저는
국제적인 INGO(International Non-Governmental Organization, 비정부간
국제 조직)에서 일하고 싶었고 더 도움이 많이 필요한, 작은 행동도
큰 도움이 되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서 국경없는 의사회를 선택했어요. 국경없는 의사회는 분쟁지역이나 자연재해
지역을 많이 가기 때문에 의료 접근이 불가능한, 도움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필드 경험을 쌓고 한국에 돌아와서, 두 번 정도 더 국경없는 의사회 파견을
갔다왔고 그 후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이종욱 글로벌 의학센터(연구센터)에서
일을 했었어요. 필드에 있어보니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연구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연구센터에 간건데, 그때는 제가 학사다보니
연구할 기회가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영국에 가서 보건학 석사를 마쳤어요.
그 후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제기구 파견을 지원하는 KMCO, JPO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국제보건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할 때 많은 분들이 이 두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파견을 갑니다), 저는 KOICA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KMCO**를 통해 탄자니아의 유니세프에 가서 2년 정도 일을 했어요.
*
국경없는 의사회(MSF, Médecins Sans Frontières) : 1971년 설립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비영리 국제
인도주의 의료 단체. 의료 지원의 부족, 무력 분쟁, 전염병,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긴급구호 활동을 펼친다.
* 국경없는 의사회 홈페이지 : https://msf.or.kr/
* 국경없는 의사회 구호활동가 채용 : https://msf.or.kr/campaigns/tothefield/#message
** (그림 2) 남수단의 위치
(그림 3) 2021년 남수단에서의 국경없는 의사회 활동(국경없는 의사회 2021 활동보고서)
(사진 1. 남수단 : E형 간염 확산에 따라 첫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 전개, 국경없는 의사회 소식지 2022 가을호)
** (그림 4. 국제기구 진출 프로그램 : KMCO, JPO)
** (그림 5. KMCO 선발 절차, JPO 선발 절차)
3. 어떤 계기로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학생 때 의료봉사 동아리에서 외국인 노동자 분들 진료를 한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에 관심이 생겼고, 그렇다면 그 노동자 분이 오신 나라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이런 측면도 관심이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병원보다는 지역사회보건의료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중에는 친구들과
국제보건 동아리를 새롭게 만들어서 관심 주제나 이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알아보는 활동도 했었어요.
4. 국제보건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요, 선생님께선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 분야는 국제보건에서 어떤 부분을 담당하나요?
우선 국제보건 하면 많이들 원조분야를 떠올리시는데, 이제는 국제보건 사업을 진행할 때 공여국 관점에서의 일방적인 ‘원조’에서 원조를 받는 국가를 파트너로
인식한 ‘국제개발협력’으로 변화했어요. 그래서 원조보다는 사실 ‘개발협력’이라고, 개발도상국의 복원부터 다양한 다른 영역까지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 말해요. 제가 일했던 국경없는 의사회는 인도주의* 활동인데, 국제보건의 다양한 분야에는 이런 인도주의 활동**도 있고 개발 협력 사업***도 있어요. 인도주의 활동은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을 때(전쟁, 분쟁, 자연재해 등으로 발생하는 위기상황에서) 재난구조, 전염병 퇴치, 평화 유지, 재건 활동을
하거나 의약품, 식량, 담요 같은 구호품을 제공하거나 생명을 구하는
활동이고, 개발 협력은 공여국이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복지증진을 위해 제공하는 무상, 유상 형태의 지원(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르면 개발협력은 개도국의 빈곤 감소, 여성과 아동의 인권 향상 등 ‘인도주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요)입니다.
또 국제 보건 영역 안에는 개발협력 외에도,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것도 국제 보건의 하나의 영역이거든요. 그래서
국제 보건은 보건의 모든 영역에 걸쳐 국제적으로 공조나 협조가 필요한 영역인 것 같아요.
* 인도주의 : 모든 인간이 평등한 인격과 존엄성을 지닌 동등한 인간이라는
입장에서, 인종·민족·국적·종교·체제를 초월하여 타인에게 바람직한 일을 실천
** 인도주의 활동 예시 : KOICA의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 파견 / 국경없는 의사회의 의료구호활동, 지진 긴급대응 활동 및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
/ 대한적십자사의 인도·베트남·몽골·파키스탄 코로나19 긴급구호
*** 개발협력 사업 예시 : 대한적십자사의 동티모르 등 해외재난위험경감사업, 네팔 등 물과위생사업, 베트남 청소년 교육사업 /
KOICA의 수단 소외열대질환 퇴치 및 네트워크 구축 사업, 아제르바이잔 물공급시스템 구축 사업
(사진 2. KOICA 보건의료 중기전략)
5. 프리랜서
컨설턴트라고 하셨는데요, 국제보건 분야에서 프리랜서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탐색하고 시작하게 되나요?
프리랜서
컨설턴트는 소속이 없는 프리랜서라고 보시면 되는데, 주로 KOICA(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올린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한 프로젝트
관련해서 1~3달 동안 계약을 맺고, 과업을 달성하면 임금을 받는 형식입니다.
KOICA에
올라오는 보건 영역 공고 내에서도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먼저 예비조사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수원국의 제안서를 받아 초기정보를 얻는 단계고, 기획조사는 사업을 착수하기 전에 예비조사한 결과에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 어떤 식으로 사업을 구상해야 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맡고 있는 종료평가는 사업 종료 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혹은 달성하지 못했던 요인들을 분석하고 다음에는 어떻게 사업을 구상하면 더 수원국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로 구성할
수 있을지 제안까지 담아 평가하게 됩니다.
KOICA에서 전문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있는데, 이 등급에 따라서 지원할 수 있는 영역이 달라요.
등록을 하고 지원서에 본인 경력을 써서 제출하면 등급이 매겨집니다. 그래서 본인의
경력, 어떤 식으로 조사를 진행할 것인지 계획을 작성한 지원서를 내가 지원할 수 있는 영역에 제출하면 KOICA 측에서 연락이 와서 팀을 구성하게 됩니다. 보건은 감염병, 모자청소년보건, 식수위생, 보건정보시스템
구축 등 세부 분야가 굉장히 많아서, 팀은 보통 보건 분야 여러 명과 조사지원 한 명 정도로 구성됩니다.
* KOICA 홈페이지 : www.koica.go.kr
** 국경없는 의사회 활동과정(프로젝트 개시~프로젝트 종료) : https://msf.or.kr/how-we-work
6.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KOICA에서
처음 프로젝트나 사업을 준비할 때는 수원국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제출한 제안서를 바탕으로 사업 시작 2년
전부터 두 번 정도 조사한 후 프로젝트를 계획해 진행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종료평가를 하는 구조로 사업이
진행됩니다. 평가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제가 지금 맡은 업무는 사업이
끝난 후 사업 구상이 논리적으로 이뤄졌는지, 해당 프로젝트가 목표를 달성했다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달성하지 못했다면 어떤 요인 때문인지 등을 분석해서 다음에는 어떻게 사업을 구상하고
계획하면 수혜자들(수원국)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프로젝트를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제안까지 담은 문서를 만드는 종료평가입니다.
(사진 3. KOICA 사업 종료평가 전문가 주요업무 및 제출결과물 예시)
7. 간호사 경력을 갖고 국제보건 분야에 입문하게 되면 특별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저는 간호사 근무 경력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모자보건 전문가나 국제기구 사업
전문가로 주로 일하고 있어요. 처음에 국경없는 의사회로 이 업계에서 활동을 시작할 때는 간호사로서
필드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현지 간호사들의 팀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지금까지의 경력들이 다 보건 경력으로 쌓이고 제가 모자보건 관련 분야에서 일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간호사보다는 모자보건 전문가로서 투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국제기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람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제가 국제기구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어서, 주로 국제기구와
KOICA가 협조해서 하는 사업에도 전문가로 투입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간호사로서의 임상 경험이 없었다면 이런 프로젝트를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쨌든 기초적으로 제가 맡는 사업들은
개발도상국에 있는 병원 의료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고, 병원 시설이나 장비, 물품들을 지원하는
등 전문적인 간호사의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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