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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응급실 전원 코디네이터 선생님과의 인터뷰
안녕하세요, 여러분~
응급실에서 경력을 쌓으면 할 수 있는 간호사의 다양한 역할 중 하나인
응급실 전원 코디네이터 선생님과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신규간호사를 위한 꿀팁도 많이많이 알려주셨으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자기돌봄자료' 게시판에는 카드뉴스도 있으니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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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였고, 최근 3년 동안은 응급실의 전원 코디네이터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개인 사정으로 휴직 중입니다.
2. 지금까지의 경력과, 어떤 계기로 처음 전원 코디네이터를 맡게 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신규 때부터 쭉 응급실에서만 근무를 했어요. 응급실은 경력이 쌓이면서 맡을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 제가 6년차 때 저희 병원의 응급실 전원 코디네이터 인력을 한 명 추가하게 되면서 제안을 받아 코디네이터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병원 응급실은 중환구역, 준중환구역 등 중증도에 따라 A, B, C, F 구역으로 나눠져 있어서 신규 간호사 때부터 여러 구역을 접하며 다양한 환자를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모든 업무를 배우기까지는 오래 걸리지만, 질릴 틈이 없습니다. 이렇게 간호사로 일을 하다가 경력이 쌓이고 경험이 많아지면 Triage*(중증도 분류실) 간호사가 될 수도 있고, 차지(책임) 간호사도 될 수 있고, 저처럼 코디네이터 업무를 담당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Triage(중증도 분류)란?
: 치료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의료진이 비판적 사고법(임상추론)과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환자의 중증도를 판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년 이상 응급실에서 근무한 간호사에게 triage 자격증인 KTAS(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집니다.
(KTAS 5단계)
3.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전원 코디네이터는 몇 년차부터 맡게 되나요?
경력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적어도 5년 차 이상이 코디네이터 업무를 맡는 것을 추천드려요(저는 6년 차부터 코디 업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차지 간호사를 거친 후 코디네이터가 되었는데, 덕분에 응급실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알고 코디네이터 업무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코디 입장에서 보는 응급실 병상 상황과 차지 간호사가 보는 상황이 다르거든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저는 차지 간호사로써는 해당 구역에서 책임간호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응급실 상황을 함께 고려하기가 어려웠어요. 오늘 내가 근무하는 구역에서 응급진료과정이 잘 돌아갈 수 있게 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문제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코디네이터로써 일을 할 때에는 타병원에서 우리 병원으로의 전원의뢰를 받게 되었을 때, 의뢰 받은 환자의 중증도를 고려한다면 어느 구역에 자리가 필요한지, 모니터링 등 의료장비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인지 아닌지, 현재 응급실에 가용 장비가 있는지, 응급실의 전체적인 상황이 어떤지 등을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차지 간호사로써는 깊이 있게, 내가 맡은 구역을 운영한다면, 코디네이터로써는 깊이 있게는 모르지만, 응급실 전체 구역의 상황을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전원 코디네이터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응급환자의 전원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병원 간 전원은 1) 응급환자 진료의 연속성과 환자안전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전원의 필요성을 결정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점에 알맞은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는 것이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거든요. 적절한 전원시점에 대해서는, 만약 상태가 악화되어 급성기 응급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라면, 신속하게 전문적 치료가 가능한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을 보내야 해요. 매우 위중한 환자의 경우 종합병원이나 요양병원에서는 전문적 치료가 제한되어 어려워요. 그런데 만약 환자가 전문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 환자에게 나쁜 결과를 초래하니까요. 반면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가능한 많은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2) 응급실 과밀화 해소가 중요합니다. 경증환자가 응급실에 오래 체류하게 되면 응급실 병상은 만성적으로 부족해지고, 응급처치가 필요한 다른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제한이 생겨요. 그래서 적극적인 처치를 필요로 하는 중증 환자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전문 급성기 치료를 받고, 안정적인 상태에 접어들었거나 중증이 아닌 환자는 전원을 통해 지역 응급센터나 지역사회 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처럼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는 데 있어 적절한 전원은 중요한 부분이에요.
응급 전원 코디네이터는 응급실에서 환자의 전원을 담당합니다. 저희 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이라 2차 병원(종합병원) 등에서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었거나 환자가 그곳에서는 받을 수 없는 처치를 필요로 할 때 저희 병원으로 전원 문의가 와요. 전원 코디네이터는 전원 요청 전화를 받아서 환자 정보를 듣고, 응급의학과 및 타 임상과와 상의를 거쳐 환자 수용여부를 결정해 회신합니다. (전원 코디네이터가 없는 병원은 응급의학과 의사가 직접 전화를 받아 다른 임상과 의사와 의논해 결정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저희 병원 응급실에 있던 환자가 급성기 치료를 끝낸 후 더 이상 상급종합병원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나 안정기에 접어들어 보존적 치료만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어요. 환자 상태에 따라, 예를 들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항생제 치료가 가능한 요양병원 또는 2차 병원으로 전원을 알아봐 달라는 의뢰를 받으면 전원 코디네이터가 환자 정보를 수집해서 조건에 맞춰 가능한 병원으로 배정을 합니다.
5. 전원 코디네이터는 근무 체계가 어떻게 되나요?
병원마다 상이하겠지만, 저희 병원 응급실 코디네이터는 3교대 근무입니다. 근무 시간은 일반 응급실 간호사와 같고, 코디네이터 1명이 한 듀티의 업무를 담당합니다. 제가 코디네이터가 될 때쯤 코디네이터 업무가 늘어나 중간번이 추가로 생겨서 11시~19시까지 근무하는 코디네이터도 있는데, 이렇게 중간번 근무시간에는 코디네이터 2명이 함께 근무합니다.
6. 전원 코디네이터를 맡기 전 특별히 받는 교육이 있나요?
7. 전원 코디네이터는 주로 어떤 직종 또는 부서와 교류하나요?
의사와 제일 많이 소통합니다. 전원 코디네이터가 따로 있는 병원이 아직은 많지 않아서, (많아지는 중입니다) 만약 다른 병원에서 전원 문의가 오면 그 병원의 의사와 통화를 하는 거죠. 이렇게 환자 정보를 듣고 정리한 후, 저희 병원 응급의학과와 전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과정이라 의사와 가장 많이 소통해요.
그리고 응급실로 환자가 전원 오기 위해선 여러 임상과와도 소통이 필요합니다. 1) 우선 응급의학과에서 환자를 받겠다고 해야 해요. 예를 들어 수술이 필요한 환자인데, 외과에선 환자를 받겠다고 했는데 응급의학과에서 응급실 과밀화가 너무 극심해서, 또는 현재 응급실에서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중이어서 지금 당장은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면 외과에서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도 환자를 받을 수 없겠죠. 또는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임상과에서 받겠다고 했는데, 당장 응급실에 사용 가능한 인공호흡기가 없어도 받을 수 없을 거에요.
그래서 응급의학과와 환자의 상태에 따른 주 진료 임상과, 이렇게 두 과에 코디네이터가 의뢰를 합니다.(환자 상태에 따라 2개 이상 임상과와 논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2) 응급실에서 전원을 받겠다고 하면, 해당 임상과에 ‘어떤 환자이고 지금 응급실은 전원 수용이 가능한데 환자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문의합니다. 그럼 임상과에서 내부 상의를 거쳐 회신을 주고, 그럼 다시 전원 의뢰를 했던 병원에 코디네이터가 연락을 해요.
전원을 보내는 경우에는 전원 갈 병원을 선택할 때 특별히 고려해야 할 점이 있는지 환자, 보호자와 면담을 해야하기 때문에 의사 다음으로는 환자 및 보호자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8. 병원의 진료협력센터와도 자주 소통하시나요?
진료협력센터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가끔 다른 병원에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어서 저희 병원 응급실로 전원을 보내야 하는데, 응급실이 아닌 진료협력센터로 전화를 잘못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럼 진료협력센터에서 응급실 전원 코디네이터 번호를 알려줍니다. 반대로 응급실로 전원 문의가 들어왔는데, 경한 환자라 응급실 진료보다는 추후 외래진료를 보면 되는 경우 저희가 진료협력센터 번호를 알려주고 안내합니다.
9. 한 명의 환자를 전원 받기까지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시나요?
짧으면 10분, 길면 몇 시간까지 걸리는 것 같아요. 여러 임상과 또는 부서의 상황을 확인하고 결정해야 하는 경우 임상과에서 전원 가능여부 상의 후 회신을 받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저희 병원은 전원 의뢰서 형식이 따로 있어서, 응급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형식에 맞는 내용을 먼저 작성한 후 전원 의뢰를 해요. 하지만 정말 응급 상황인 경우(ex. 빠른 수술이 필요한 대동맥 박리 환자 등)에는 이 형식을 쓸 시간도 없이 당장 임상과에 전화를 하고, 회신을 기다리는 동안 전원 의뢰서를 작성하죠. 연락을 받은 임상과는, 당장 수술이 이뤄져야 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수술할 의사가 있는지, 수술방이 있는지, 수술 후 환자가 입실할 중환자실 또는 병실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고 코디네이터에게 다시 연락을 주다보니 시간이 걸립니다.
10. 전원을 받을 때 환자의 상태나 진단명마다 필요한 정보는 어떻게 얻으시나요?
환자의 상태나 진단명마다 전원을 위해선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알고 있는 것이 코디네이터 업무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뇌졸중 환자라면 언제 증상이 생겼는지, 얼마나 지속됐는지, 제일 마지막으로 괜찮았던 시간이 언제인지 등등 치료를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이 많아요. 물론 진단명마다 필요한 필수정보가 다 다릅니다. 이런 정보들을 전원을 문의하는 병원에서 먼저 알려주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코디네이터가 직접 하나하나 질문해서 알아내야 하거든요. 이렇게 환자마다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있어야 전화를 받았을 때 바로바로 필요한 사항을 질문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경력자 코디네이터의 능력이죠. 물론 업무를 배우면서 적어놓은 내용들이 있지만,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 있어야 ‘앗 이걸 안 물어봤네’ 해서 다시 전화를 걸게 되는 일이 없어요. 이런 부분에서 응급실 간호사로서의 실무 경험이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11. 응급실은 한정된 자원으로 많은 환자를 받고 치료해야 하기에, 전원을 보낼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되거나 전원을 받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가 많을 것 같아요. 이렇게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할 땐,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시나요?
전원을 받고 보내는 권한이 코디네이터에게 있는 건 아닙니다. 이 권한은 의사에게 있고, 코디네이터는 제안을 하는거죠. 학교에서 배우는 간호사의 많은 역할 중 저는 ‘환자의 옹호자’ 역할을 가장 좋아해요. 특히 코디네이터를 하면서 옹호자 역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의료진이기에 최대한 많은 환자에게 급성기 치료를 제공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환자 마음도 이해가 가거든요. 그래서 환자 입장에서 설명을 많이 해요. 때로는 30분 넘게 환자 보호자 말씀을 듣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심폐소생술 후 회복했고, 의식은 없지만 활력징후는 괜찮고,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밝힌 환자의 경우 응급실에서 추가적으로 할 일은 활력징후 모니터하고, suction하고, 필요 시 항생제 투여하고 이런 것들입니다. 그런데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는 즉각적 처치와 치료를 필요로 하는 다른 중환자분들을 돌봐야하는 책무가 있거든요. 그럼 보호자에게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밝히셨기에, 저희가 지금 환자분에게 할 치료는 모니터링, 인공호흡기가 전부입니다. 이런 치료는 저희 병원에 입원하셔서 받을 필요는 없으니, 다른 병원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말씀드립니다. 대부분의 보호자분들은 이해하시는데, 만약 이 환자가 저희 병원에서만 10년 동안, 또는 그 이상 치료를 받던 환자라면 보호자 입장에선 동의가 안 되죠. 우리가 계속 이 병원 다녔는데 왜 쫓아내냐고 하십니다. 정말 “왜 쫓아내냐” 고 많이들 말씀하세요. 저는 병원 입장과 보호자 입장 모두 이해가 가는데, 이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럴 땐 보호자에게 병원마다 역할이 있다고 설명을 잘 드리는데, 어떤 보호자분은 제가 30분 이상 진심으로 얘기를 들어드리면 마음이 풀어지셔서 알겠다고, 전원 가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또 환자 입장에서 좋은 쪽으로 대안을 많이 제시하려고 노력합니다.
12. 응급실 간호사로서의 경험은 전원 코디네이터로 일할 때 어떤 도움이 되나요?
응급실 간호사로서 했던 모든 경험들은 코디네이터 업무를 하는 데에 꼭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응급실에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이 결정된 환자, 보호자에게 설명할 때, 특히 설득해야 할 때 응급실에선어떤 치료가 이뤄지는지·어떤 치료가 환자분께 이뤄졌는지·그래서 거취 결정은 어떻게 되는 건지 등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 게 도움이 됩니다.또 전원 의뢰를 받을 때에도 환자의 상태와 진단된 병명을 듣고 저희 병원으로 전원 오게 된다면 응급실에서 어떤 치료과정을 거치게 될지, 그래서 꼭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내용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험이라고 자부합니다.
13. 전원 코디네이터를 추천하신다면, 어떤 개인적 특성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일이 정말 몰아치는 시간이 있어요. 한가하다가 갑자기 전화 문의가 한꺼번에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단시간에 일이 쌓이는 상황이나 당황스럽고 압박감이 느껴지는 상황에 동요하지 않는 성격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바쁜 상황에서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일단 차분하게 해야 하는 일을 찾아 우선순위를 빠르게 정해 급한 일부터 하나씩 처리해갈 수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전원 코디네이터는 내가 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빠진 내용은 없는지 확인하고, 이걸 전달하는 조정 업무를 합니다. 그래서 전화를 받으면서 ‘어떤 내용을 기록해야 할지, 어떤 내용이 필요할지’를 계속 생각하는 동시에 의사소통을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 특히나 환자 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인 경우에는 우리 병원 응급실에서 이 환자를 받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예를 들어 5가지인데, 3개까지 물어보니 “환자 응급이라니까요!!” 라며 상대방이 화를 내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원 코디네이터는 여기서 휘말리면 안 됩니다. 상대방의 텐션에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내가 필요한 정보를 끝까지 물어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필수 정보를 누락했다가 저희 병원에서마저 제대로 된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반대로 전원을 보낼 때도, 타 병원에서 “바로 환자분 보내주세요~” 하더라도 고마운 마음에 전화를 끊으면 안 됩니다. 그 병원에서 환자를 받을 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빠짐 없이 전달해야 해요. 정보가 누락이 되면 코디네이터의 책임입니다. 코디네이터가 누락한 정보 때문에 환자의 거취 결정이 달라질 수도 있기에 책임감을 갖고 꼼꼼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해요.
15. 의사소통이 중요한 부분이군요. 그렇다면 정확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학생이나 신규간호사 시절 어떤 걸 염두에 두면 좋을까요?
우선 응급 전원 코디네이터가 응급실 간호사 경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역할이긴 하지만, 응급실 간호사와 응급 전원 코디네이터 업무는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코디네이터를 하고 싶어서 응급실에 온다기보다는 ‘나는 급성기의 응급 환자를 간호하는 것을 좋아하고 적성에 잘 맞으니 응급실에 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원티드 부서를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일하며 경험을 쌓고, 그 후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 중 하나로 전원 코디네이터가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나도 언젠가는 저런 업무도 해볼 수 있겠구나’ 생각만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응급실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의사소통 능력이 자연스럽게 좋아질 겁니다. 왜냐하면 응급실에 오는 대부분의 환자나 보호자 분들은 화가 나 있어요.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겨서 응급실에 오시는 경우가 많고,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너무 걱정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혹은 의료진이 볼 때 경한 증상이라도 환자 보호자 분들 입장에선 큰 일일 수 있거든요. 또 응급실은 대기가 길고요. 그래서 이런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환자·보호자를 직접 응대하다 보면 그런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나를 지키면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해야 할지가 자연스럽게 체득됩니다.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죠. 내 한 마디가 환자와 보호자를 안심시킬 수도 있고, 화나게 할 수도 있고, 걱정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하다보면 가끔씩 간호사라는 직업을 정말 단지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분들도 있어요. 이런 생각으로 일하고, 또 환자 보호자를 대하는 분들을 보면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그분은 홀대하는 것 같아서 조금 서운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본인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간호를 최대한 해보려고 노력하면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에게 기회가 찾아올 때가 있을 겁니다^^.
16. 다양한 업무를 맡은 많은 분들과의 소통도 전원 코디네이터 업무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아요. 의사소통 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나 선생님만의 팁이 있을까요?
1) 노티, 어렵지 않아요
먼저 의사에게 노티하는 걸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죠. 저도 신규 때 그랬습니다. 이건 내가 공부를 해서 지식을 채우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4시간마다 I/O follow up을 해서 노티해달라는 처방이 났어요. 그런데 이때 왜 4시간마다 I/O를 follow up 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하라니까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환자는 왜 4시간마다 이 수치를 봐야 하는지, 4시간이 아니라 하루 한 번 보면 안 되는 이유가 뭔지, 이 수치는 올라가면 안 되는 수치인지 내려가면 안 되는 수치인지 등등을 알아야 내가 노티할 때도 기죽지 않고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요. 내가 그 내용을 알고 있어야 ‘이건 이것보다 이렇게 하는 게 환자에게 더 좋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 때 제안을 하거나, 또는 잘못된 부분을 말할 수도 있고요. 저는 신규 때 응급의학과 선생님이 lab 결과가 나오면 예를 들어 A를 노티해달라고 했는데, 제가 B를 노티한 거예요. 전 그런 줄도 모르고 ‘뭐야 왜 나를 무시하지?’ 했는데, 집에 가서 공부해보니 뭐가 잘못된 건지조차 몰랐던 제가 너무 창피했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아주 열심히 공부를 했고, 이후론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노티하기 전에 딱 그 항목에 관한 정보만 알고 노티하기보단, 환자 기록을 보고 미리 모르는 내용은 공부해본 다음 ‘이걸 왜 노티해달라고 하지? 이 환자에게 이게 왜 중요할까?’ 이렇게 생각해본 후 노티하는 것도 팁이에요. 만약 환자 기록에서 모르는 내용이 있고,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미리 공부하지 못한 부분인데, 노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저는 이런 상황일 때 선배한테 “선생님, 이거 lab 왜 나가는 건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질문을 해서 그 내용을 숙지하고 노티했었습니다. 본인이 환자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고, 치료 과정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알면 노티할 때 주눅들지 않을 수 있어요.
2)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기
자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가보는 거죠. 그때 내가 혼났거나 무시당했던 내용이, 알고보니 내가 몰랐거나 잘못했던 거라면 보완해야겠죠? 그런데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화를 낸 거고, 심지어 의학적인 지식과 관련된 내용도 아니었네요. 난 신규라 그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아서, 적절한 대처를 곧바로 하지 못하고 그냥 당하기만 했어요. 그럼 이제 다음부터 당당하게 잘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거죠.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나에게 화를 내고 있을 때, 1번 ‘같이 화를 낸다’, 2번 ‘선생님, 화나신 건 이해가 가지만 이건 저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왜 저한테 소리를 지르세요? 라고 말한다’ 이렇게요. 저는 이 방법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먼저 공부를 해서 똑똑해지고,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혼자 많이 했었어요^^.
3) 환자, 보호자에게 설명하기
마찬가지로 내가 잘 알아야 환자, 보호자분께도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시로 4시간마다 혈액검사를 해야 하는데, 4시간마다 채혈하면 환자 입장에선 안 그래도 힘들고 아픈데 계속 피검사를 하니 싫으실 수 있죠. 이럴 때 왜 이 검사가 중요하고, 4시간마다 채혈을 하고 있는건지, 왜 매번 찔러서 검사를 나가야 하는건지, 이런 부분들까지 환자에게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술기는 하면 할수록 느는데, 공부는 내가 해야 지식이 쌓여요. 그래서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일하면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고, 신규라고 무시당하는 느낌이 없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무시당한 적이 있어서 드릴 수 있는 말이에요. 공부하면서 스스로 똑똑해지니까 무시당하고 주눅 드는 느낌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4) 단단한 마음을 가지기
병원은 워낙 업무가 많고, 예민하고, 지쳐 있는 의료진도 많기 때문에 누군가는 나에게 무례하게 화를 내거나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있어요. 또는 반대로 나도 일하다 보면 상대방을 무례하게 대할 수 있고요. 그래서 상대방이 나에게 화를 낸다고 해도 상처 받거나 작아지지 말고, 또 내가 힘들고 화나고 답답하다고 해서 내 기분이 그대로 상대에게 전해지도록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마음이 단단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자신만의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게 의사소통할 때 도움이 돼요.
17. 전원 코디네이터를 계속하게 해준 동기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코디네이터 하면서 새롭게 느낀 매력은 내가 해낸 업무량이 수치로 보인다는 겁니다. 오늘 전화 몇 통을 받았는지, 전원을 몇 명 받았는지가 보여서 숫자가 주는 성취감이 있어요. 그리고 때로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의 전원 사유가 되지 않는 전원 문의가 들어와요. 전원 결정은 응급의학과에서 하지만, 전원 코디네이터 판단 하에 확실히 전원 사유가 아닌 건들은 응급의학과와 상의하지 않고 코디네이터 선에서 전원이 되지 않음을 말씀드리고, 응급의학과에는 보고만 합니다. 이렇게 스스로의 판단이 옳을 때, 점점 업무능력이 향상되는 게 느껴질 때 재밌고 뿌듯했어요.
그리고 저는 관계중심적인 사람인데, 전원 코디네이터 동료들과의 관계가 정말 좋았어요. 업무를 혼자 보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코디네이터들만 있는 단체채팅방에 새벽 3시에 물어봐도 누구든 답해주고, 서로 으쌰으쌰하며 힘이 되어주셨거든요. 또 코디네이터 업무는 일반 간호사 업무와 다르다보니 얘기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동료들뿐이니까요. 그래서 더욱 돈독해졌고, 소중한 사람들이 생긴 게 정말 좋았습니다.
18. 그렇다면 전원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겪는 고충이나 단점, 혹은 아쉬운 점이 있을까요?
코디네이터는 (중간번이 있긴 하지만) 혼자 일하다 보니, 응급실 전체 상황과 다르게 혼자 바쁘거나, 혼자 한가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응급실이 여유로울 때는 정말 흔하지 않지만, 정말 가끔 그래도 앉아 쉬면서 얘기할 여유가 날 때에도 저는 혼자 땀 흘리면서 뛰어다니고, 그런데도
업무가 다르다 보니 누군가 날 도와줄 수도 없을 때 가끔 버겁고 부담이 느껴졌어요. 갑자기 일이 쌓이면 ‘내 능력으로 해낼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래도 ‘하는 데까지 해보자! 못한 건 인계 주면 되지!’ 이런 마음으로 해냈습니다. 의지할 곳이 없었기에 스스로를 믿으려 했습니다.
19. 힘들 때를 극복하게 해준 멘탈 관리법이나 선생님만의 스트레스 해소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1) 기분이 좋아지는 나만의 방법 만들기
저는 기분이 좋아지는 저만의 방법을 여러 개 만들어 놓았어요. 왜냐면 학생 때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영화를 보면 기분이 좋아졌었는데, 이 방법이 일하면서부터는 통하지 않더라고요. 영화를 봐도 기분이 풀리지가 않아서, 제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이것저것 찾았어요. 이렇게 자신만의 기분 좋아지는 무언가를 찾을 때, 병원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걸 추천합니다!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내 생활 반경이 집-병원-집-병원, 자연스럽게 이렇게 굳어지는데
(저는 병원 근처에서 자취를 했어서 특히 더 그랬네요) 이걸 벗어나기만 해도 정말 기분전환이 되고 힘을 얻을 수 있더라고요. 또 코로나 전까진 ‘1년에 한 번은 무조건 해외를, 안되면 어디라도 갈거야’ 이렇게 정해놓고 스트레스를 풀곤 했습니다. 병원 들어가기 전에 나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찾아서 지지체계를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아요.
2)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잊지 말기
그리고 동기가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독립하기 전 일을 배울 땐, 다들 신규이다 보니 동기와 같은 듀티에 배정되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응급실 신규 간호사일 때도, 전원 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업무를 배울 때도요).
독립하고 서서히 동기와 같은 듀티로 일하게 되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제 마음을 알아주는 동기가 있어서 버티는 데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예를 들어 제가 동기에게 “오늘 그 선배가,” 까지만 말해도 제 마음을 다 알고 공감해 주니까요. 또 동기들을 보면서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면서 위로도 받았죠. 신규간호사 때 만약 같은 병동 동기가 없어도, 나랑 같은 단계를 지나고 있는 다른 병동 동기라도 만나서 얘기하면서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나만 서툰 게 아니구나를 깨닫고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얘기로 우리 부서에 있는 선배 간호사들 중에 한 명만 나를 예뻐해도 저는 그게 그렇게 힘이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맨날 혼나기만 하고, 아무에게도 칭찬을 못 듣고, 내가 일을 너무 못하는 것 같아서 선배들이 전부 날 미워하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때 저보다 2년 먼저 입사한 선배 딱 한 명이 저를 예뻐해줬었는데, 이 선배가 많은 의지가 되었습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일하면서 잘 못하거나 혼이 날 때 ‘그래, 그래도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 선배는 나 예뻐하니까, 괜찮아, 나도 잘할 수 있어’ 생각하면서 버텼어요.
3) 병원과 관련 없는, 나만의 시간 보내기
마지막으로 정말 추천하는 것이 있는데, 꼭 나를 위한 나만의 시간을 만드세요. 신규 간호사로 일한 지 100일쯤 되었을 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를 위한 시간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일이 끝나고 집에 와서도 공부하고, 아까 그 상황에서는 어떻게 했어야 할지 시뮬레이션 돌려보고 있고 하니까요. 100일쯤? 그래도 약간의 여유가 생겨서 돌아보면 내 시간 없이 지내왔을 겁니다. 그러니 일주일 중 하루는 하루 종일 내가 하고 싶은 것, 병원과 관련이 없는 무언가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친구를 만나도 일부러 같은 간호사 친구는 안 만나고 회사원인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었네요. 그래야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서요.) 내가 나를 보듬어주고 챙겨주세요. 나만을 위한 시간이 스스로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20. 조심스러운 질문인데요, 실례가 안된다면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임금을 받으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응급실 전원 코디네이터의 임금은 응급실 간호사 임금과 동일합니다.
21. 전원 코디네이터가 하는 일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원 전담 인력이 생기면서 응급의학과와 응급실 간호사가 각자의 역할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준다는 부분에서 전원 코디네이터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심폐소생술 상황에 전원 문의가 들어왔을 때 전원 코디네이터가 없었다면 문의 전화를 받을 수 없을텐데, 저희 병원은 그럴 일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많은 병원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전원 코디네이터 역할을 만들고 있어요.
22.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삶의 가치(신념)는 무엇인가요?
이제는 제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면서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저는 3년 전에 결혼을 했는데, 결혼 전에는 정말 바쁘게 경주마처럼 내 커리어를 위해 달려왔거든요. 처음 간호사가 되어서는 적응하느라 바빴고, 일하다보니 대학원에 관심이 생겨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면서 항상 앞만 보고 살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내가 뭔가를 이뤄내야만 내 가치가 인정받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박사를 하지 않는다고 나라는 사람이 부족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문득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달리지 말고 걸으면서 주변도 돌아보고, 자녀 계획도 세우면서 남편과 행복하게 잘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일은 사람을 대하고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항상 지니고 일하고 싶습니다.
23.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지금은 개인사정으로 휴직 중인데, 곧 복직을 합니다. 복직자는 희망부서를 적어낼 수도 없고, 내가 어디를 가게 될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부서로 배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병동에서 일하게 된다면 환자·보호자 분들과도 좋은 관계를 쌓으며 간호하고 싶어요.복직을 앞두고 한편으론 두렵고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저는 많이 성장했고 멋진 사람이니까 걱정보다는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어요. 복직해서 새로운 부서와 업무에 적응한 후에 대학원 박사 과정을 고려해볼 생각입니다.
24. 전원 코디네이터 또는 비슷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간호대학생이나 간호사 선생님들께 해주고 싶은 말씀이나 공유하고픈 팁이 있을까요?
말씀드렸듯이 응급실 전원 코디네이터라는 역할은 ‘내가 저 역할을 해본다면 어떨까?’ 이렇게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전원 코디네이터라는 역할은 간호사로서의 나의 삶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응급실 전원 코디네이터는 응급실 간호사만 할 수 있는 역할이니, 응급실에서 일하면서 ‘이 환자는 이것 때문에 전원을 왔구나’, 혹은 ‘이 환자는 이것 때문에 전원을 가는구나’ 생각해보면 환자의 치료 과정과 흐름을 이해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전원 코디네이터가 되었다고 그 이후로 계속 코디네이터만 하는 건 아니에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기도 하고, 다른 역할을 맡기도 합니다.
25. 마지막으로, 본 인터뷰를 보시는 신규간호사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누군가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고, 누군가는 겁먹었던 것보다는 생각보다 견딜 만하다고 느끼고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우리가 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내가 너무 힘들다면,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쌓아두고만 있는 게 아닌지 한번 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칠 정도라면 이게 맞는 길인건지 꼭 돌아보셨으면 좋겠어요. 스트레스를 꼭 푸시고 항상 나를 보살펴주세요. 처음에 많이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서 적응한 후에는 일주일에 하루라도 꼭 나를 위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간호사는 교대 근무라 평일에도 쉬는 날을 만들 수 있잖아요. 쉬는 날에 내가 좋아하는 어떤 걸 할지, 쉬는 날을 어떻게 제대로 즐길지 생각하면서 내 삶도 잘 챙겨주세요.
그리고 병원에서의 일은 병원에서만 생각하길 바라요. 저도 사실은 병원과 내 일상이 분리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이라, 집에서도 병원 생각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사복으로 갈아입고 퇴근하고 나면 병원의 일은 생각하지 마세요. ‘오케이! 나 오늘 일 끝났다.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려 많이 노력해 주세요. 제 주변도 이걸 잘하는 분들이 병원에서 간호사로 오래 일하시더라고요. 본인은 간호사 일이 너무 좋다고 하신 선배 간호사가 말씀을 빌려보겠습니다. “간호사는 8시간 일하고, 신규 때는 퇴근이 늦지만 회사에 비해 오버타임 심하지 않고, 회사는 특정 시즌이 되면 밤 11시 넘어서까지도 야근하는데 우리는 그래도 인계 주고 퇴근하니까 털고 나오면 되잖아!”. 맞는 말이죠.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고요. 쉬는 날 나한테 전화 오는 일도 없고요. (저희 남편은 회사원인데, 신혼여행 갔을 때 회사에서 계속 전화가 오더라고요.) 간호사는 내가 보던 환자들을 다음 듀티의 간호사에게 인계 준 후에는 이제 나만! 병원 생각 하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또 신규간호사 때 공부해뒀던 게 계속 머릿속에 남아서 일할 때 도움이 되니까, 공부 안하고 너무 놀기만 하지는 말고요^^. 시간이 지나면 공부가 예전만큼 안되기도 합니다. 내가 공부한 거 남 주는 거 아니니 스트레스 받지 말고 공부해봅시다!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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