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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국 대학원&연구원 인터뷰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연구원을 하고 계신 선생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어떤 계기로 미국 대학원을 가게 되셨는지, 합격의 비결은 무엇인지, 한국 대학원과의 차이는 무엇인지, 어떤 생활을 하시는지 등 자세하고 다양한 말씀을 해주셨어요!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씩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성함, 근무지, 현재 연구 분야, 경력 등)
안녕하세요. 저는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박사과정 2년차에 있는 000입니다. 저는 패혈증을 겪은 후 회복하신 환자분들이 병원에서 home care로 전환하셨을 때의 회복 과정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이쪽 분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간호대학 졸업 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암 중환자실에서 3년 정도 일을 했었습니다. 이후 간호대학에서 연구원으로 7~8개월 정도 일을 했어요.
(사진출처 : University of Pennsylvania School of Nursing : https://www.nursing.upenn.edu/)
2. 어떤 계기로 미국 대학원으로 진학을 하게 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좋은 기회가 있어서 미국에서 1년을 살았었어요. 이 경험이 미국으로의 유학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가지게 한 계기인 것 같네요. 물론 당시에 미국에서 지내면서는 빨리 한국 가고 싶고, 한국 드라마만 보고 그랬었는데, 또 한국에 돌아오니 미국 생활에 대한 동경이 생겼던 것 같아요. 미국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수업을 듣고 했던 게 한국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거든요. 그래서 언젠가 한 번쯤은 다시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보니까 미국 간호사는 한국보다 대우도 좋아 보이고, 근무환경도 한국과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NCLEX* 준비를 시작했어요(병원에 입사하고 1년 정도 되었을 때 중환자실 청소기간이 있었는데, 이때 일본여행 겸 해서 일본에서 NCLEX를 응시했습니다). 이후 대학원(석사)에 진학하여 공부하며 연구에 흥미를 느꼈고, 더 다양한 환경과 좋은 기회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미국에서 연구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미국 대학원 진학 준비를 시작했어요.
* NCELX란?
National Council Licensure Examination-Registered Nurse, 미국의 RN(Registered Nurse)이 되기 위한 시험을 의미합니다.한국의 3년제, 4년제 간호대학 졸업 후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면 응시할 수 있습니다.
3. 미국 대학원 진학 시의 준비절차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요? (공인 영어성적, 자기소개서, 면접 등)
4. 미국 간호사 면허 없이 대학원 입학이 가능한 학교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선생님께선 NCLEX도 준비하셨나요?
우선 NCLEX 자격증을 따기를 권장하는 학교도 있다고 하는데, 박사과정은 꼭 필요한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NCLEX보다, 박사 진학 시 가장 중요한 건 연구분야인 것 같아요. 출중한 능력을 갖고 있는 훌륭한 학생이라고 해도, 교수님과의 연구분야가 잘 맞고 학생을 지도해줄 수 있는 교수님이 계신 지가 합격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5. 그렇다면 석사 때의 연구 논문이나 연구 주제가 박사 진학 시에도 중요하게 연결되는 것인가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한국은 석사를 졸업한 후에 박사를 가는 게 아직 일반적인 것 같은데, 미국은 박사 진학을 하는 경로가 다양합니다. 학부 졸업하자마자 박사과정을 하는 분들도 있고(Hillman scholars program)(BSN-PhD)*, 아니면 임상에서 몇 십 년 일하다가 나중에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몇 년 동안 같은 분야만 쭉 연구하고 그 분야로 박사를 오는 경우도 사실은 극히 드물어요. 그래서 박사지원생들에게 많은 연구 경험을 기대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 연구 경험이 거의 없거나 학부 연구원 정도의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셔서, 꼭 이전에 석사를 졸업해야 박사를 할 수 있지는 않아요. 결국에는 박사도 연구자가 되긴 위한 트레이닝을 받는 과정이라 박사 지원 시 연구 주제가 뚜렷하거나 너무 구체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석사 때의 연구 주제와 달라져도 되고 박사과정동안에 어떤 연구를 해보고 싶은지, 어떤 스킬들을 배우고 싶은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석사학위 졸업을 위해 졸업논문을 작성하지 않고 학술지에 섬망예방을 위한 비약물적 중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을 수행하고 출판해 졸업요건을 만족하고 졸업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일하며 섬망에 관심이 있었는데, 석사 때 했던 문헌고찰은 중환자실이 아닌, 병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였습니다. 중환자실에서 급성기 케어가 이뤄지고 회복된 후에 병동으로 환자가 이동하니, 병동에서 이뤄지는 섬망에 대한 중재와 그에 따른 결과가 궁금해서 대상을 병동으로 봤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노인 인구집단(population)에 관심이 있지만 저도 연구 포커스가 석사 때와는 또 달라졌습니다.
* Hillman scholars program(BSN-PhD) : BSN(간호학사, bachelor of science in nursing)과 박사과정을 동시에 수강할 수 있는 University of Pennsylvania School of Nursing의 코스입니다.
(참고 링크) 1. https://hillmanscholars.org/ 2. https://www.nursing.upenn.edu/academics/accelerated-options/bsn-phd-hillman-scholars/)
6. 미국 대학원 합격의 비결이 무엇인가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어떤 장점을 부각시키려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7. 현재 미국 대학원에서 연구를 하면서 동시에 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신데, 주로 어떤 업무를 맡으시나요?
학교마다 대학원생들에 대한 funding(재정 지원) 출처가 조금씩 다른데, 저희 학교의 유학생은 대부분 TA(Teaching Assistant)(한국에서의 학과 조교)로 일을 하면서 돈을 받습니다. 학생들 출석 체크하고, 채점하고, 질문받는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가끔 한 수업주제를 맡아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도교수님이 본인의 연구팀에 저를 초대해 주셔서 연구팀에서도 일하고 있어요. 교수님 연구가 어떤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제가 해볼 수 있는 일이 다른데, 작년 1년 동안은 질적 연구여서 인터뷰 내용을 코딩하는 일을 했었고 올해는 양적 연구 과정에 들어서서 통계를 돌리고 또 새로운 연구가 시작되서 직접 병원에 가서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설문하고 인터뷰하는 일을 할 것 같아요.
8. 연구도 하시고 TA(Teaching Assistant)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주로 어떤 사람들과 소통을 하나요?
TA(Teaching Assistant)로 일하면서 학생들, 교수님들과 교류를 많이 합니다. 첫 1년은 모든 게 낯설고, 학생들 대하는 것도 괜히 어렵고, 제가 학생을 가르칠만큼 많은 걸 아는 것 같지 않고 학생들이 물어보면 부담스럽고 그랬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학생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같이 공감하며 고민할 수 있는 조교가 되었는데, 학생들이 이런 모습을 좋아하더라고요^^. 잘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고 해답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연결시켜주려고 하고 있어요.
지도교수님 연구팀에서는 중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 여러 병원에 있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매달 미팅을 해요. 패혈증 환자들의 전원(transition)에 대한 연구라 의사나 코디네이터, home health-care 분야 담당자 등 모든 영역의 사람들과 다같이 현재 전원의 문제는 무엇인지, 우리 연구가 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어떤 부분이 잘 되고 있고 어떤 부분에 개선이 필요한지 등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미팅을 통해서 연구의 progress를 직접 볼 수도 있고 연구가 실제 임상에 적용되며 경험하게 되는 barrier와 facilitator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요.
9. 외국이다 보니 의사소통할 때 한국과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의사소통 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여기는 본인 생각을 말할 때 주저하지 않아요. 오히려 적극적으로 얘기하기를 원해요. 우리는 어떤 의견이 있어도 ‘이건 좀 바보 같이 들릴 수도 있으려나?’ 싶어서 말하지 않고 혼자 속에 담아두기만 할 때가 있는데, 그래도 일단 말하면 정말 좋게 받아주십니다. 내 의견을 많이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요.
10. 미국 간호사 면허가 있을 경우 대학원을 다니면서 미국 간호사로 일하는 경우도 있나요?
제가 미국에 올 때 받은 비자는 F-1*이라고, 학생 비자라 원래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학교마다 다른 것 같아요. New York University에서는 뉴욕 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학생들에게 일을 하라고 권장하면서 학교 부속 병원에서 일할 수 있게끔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경우는 학교 연계라 비자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보통은 일할 수 없어요. 제 외국인 동기들 중에는 일하는 친구가 많은데, 그래도 병원에 자주 가진 않고 한 달에 3~4번 정도 가더라고요.
*F-1 VISA : 외국인이 미국에 학업을 위해 방문하는 경우 필요한 비이민 비자입니다. 비자를 신청하기 전 학교에서 입학 허가서를 받고, 비이민 비자 신청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고, 수수료를 납부하고, 비이민 비자 인터뷰를 진행한 후 비자를 발급받게 됩니다.
11.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미국 대학원 진학의 장점은 무엇이 있나요?
우선 정말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 석사 1학기를 다닐 때 간호연구와 이론에 대해 배우는 기본 과목에서, 한 가지 간호 이론을 정해서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와 관련지어 연구 계획서를 쓰는 과제가 있었어요. 저는 Middle-Range Theory of Self-care of Chronic Illness(만성질환 자가간호 중범위 이론, Dr. Barbara Riegel)이 저와 맞는 것 같아서 이 이론을 썼는데, 미국에 왔더니 이 이론을 개발한 교수님이 저희 학교 교수님이셨습니다. 논문에서만 보던 분을 수업에서도 만나고, 직접 대화도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멋졌어요.
저희 학교의 경우 학생 한 명의 지도교수님이 2~3분이에요. 지도교수님이 여러 명이다 보니, 다양한 분야와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12. 대학원과 연구하는 시간 외에 생활하면서 느끼신 장점도 있나요?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라서 어디를 가도 새롭고, 방학에는 안 가본 곳으로 여행 가기도 쉬워서 좋습니다. 워낙 다양한 인종, 배경의 사람들이 미국에서 살고 있어서 그런 다양함을 존중해주고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지 않아서 좋아요.
13. 미국 대학원을 다니며 느끼신 연구나 생활 측면에서의 고충이 있나요?
1) 언어
아무리 영어 공부를 많이 하고 갔어도, 처음 미국에 왔을 땐 언어적인 장벽을 느꼈어요. 첫 학기 수업이 또 철학 수업이었어서.. 한국어로 공부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영어로 듣고 있으니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건지 감이 잘 안오더라고요. 또 글 쓸 때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요. 그리고 미국은 대부분 수업에서 토론을 많이 해요. 다른 친구들은 자주 하던 토론 수업이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원어민이니까 생각이 말로 전환되는 것도 훨씬 빠르고 잘하는데, 저는 ‘난 이런 얘기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이걸 어떻게 얘기할지 구성하고, 한국어를 영어로 바꾸는 동안에 토론 주제가 바뀌어 버립니다. 그래서 토론 수업에 참여하는 게 조금 힘들었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영어를 잘 못하는 게 부끄럽고, 완벽하게 말하고 싶어서 약간 주저하기도 했는데, 이젠 신경을 덜 써요.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더라고요. ㅎㅎ
2) 학업 및 연구
저희 교수님은 전원(transition)(병원에서 home health care로)에 대한 연구를 하시는데, 한국에서 home health care와 미국의 home health care의 개념이 차이가 있어요. 한국과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다르고 지역사회간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어서, 처음에는 환자가 병원에서 집으로 가는 흐름이나 그 안의 세세한 과정들을 구체화하기가 힘들었습니다.
3) 생활
여기는 필라델피아인데, 저도 오기 전에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유튜브에 쳐보니까 필라델피아 마약거리가 나오는 거예요. 주변에서도 해 지면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고요. 그래서 엄청 겁을 먹고 걱정하면서 왔어요. 그래도 시내이긴 해서 저녁에는 다녀도 괜찮은 것 같긴 한데, 밤에는 다니지 않으려고 합니다. 총기소유가 허용되는 곳이라 또 조심하고 있어요.
그리고 요리해 먹는 것도 처음엔 부담이었어요. 전 한국에서도 자취를 안 해봤어서 여기 와서 처음으로 혼자 살아보는 건데, 학교 갔다 와서 힘든데 요리하고, 설거지 하고, 이런 집안일들도 처음엔 힘이 들더라고요^^.
14. 미국 병원에서의 경험 없이 한국에서의 임상경험만으로 미국에서 간호 연구를 하는 것에서 오는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어려움을 크게 느끼진 않았지만, 있기는 합니다. 한국에서는 총기 사고(firearm injury) 환자를 볼 수 없잖아요. 그런데 미국에선 총기 사고 환자가 흔하고, 관련된 트라우마 센터도 커요. 그만큼 총기 관련 문제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그런데 저는 문화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처음에는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그리고 병원의 체계도 낯설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도 환자의 질병에 대한 이해나 치료는 동일하더라고요. 교수님 연구에 참여하다보면 병원에 가볼 때도 있고, 아니면 주변에 병원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있으면 “나 너희 병동 가봐도 될까?” 물어보면 병원 투어를 시켜주기도 해서 경험해보고 싶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5.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국내 대학원과 해외 대학원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제가 볼 땐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것 같은데, 미국 간호대학은 모든 교수님이 간호사를 거쳐오신 게 아니고 다양한 배경을 갖고 계셔서 다학제적인 협력이 더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 분야에 쭉 계시던 분도 있고, 공학대학에서 학부를 하시고 간호대학 교수님으로 오신 분들도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있어서 관점이 넓어집니다. 이런 다양함도 좋더라고요.
16. 미국 대학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나 사건이 있나요?
논문으로만 보던 교수님들을 직접 뵙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게 너무 신기하고 연예인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한국에서 논문으로 읽던 연구들에 참여하고 그 연구팀과 함께 연구하며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고 멋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17. 미국 대학원 진학을 추천하신다면, 어떤 개인적 특성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경험, 경력, 성격, 신념 등)
독립심과 끈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의존적인 사람이었거든요. 막내이기도 해서 언니한테 많이 의지했는데, 여기 와서는 혼자서 자취를 시작하면서 ‘내가 이거 하나 혼자 못하나’ 하며 많이 좌절했었어요. 학교에서 토론수업하는데 대화에도 못 끼고, 집 와서 가구를 조립하려고 했는데 또 안되고. 그래서 정말 힘들고, 되는 게 하나도 없고, 한국에서 정말 편하게 잘 살았었다는 걸 느끼곤 했어요. 사실 다 처음이니까 겪으면서 배워가는 과정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하나하나가 쌓이다 보니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해 나가는 끈기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힘들고 발전이 더뎌도 ‘다 내가 더 나아지고 실력을 쌓기 위한 경험이다’라는 걸 되새기면서 견디면 좋을 것 같아요.
18. 힘들 때를 극복하게 해준 멘탈 관리법이나 선생님만의 스트레스 해소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저도 아직 저만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인데요. 여기 와서는 작더라도 무언가 성취감이 있어야 한다는 걸 느끼고 아침마다 스트레칭 겸 요가를 시작했어요. 또 한국에서는 주로 헬스를 했는데, 여기는 테니스나 조깅을 많이 하길래 테니스도 시작하고 런닝 동아리도 들어갔습니다. 저는 몸을 써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서, 운동을 하고 있어요.
19.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임금을 받으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우선 제가 funding(재정 지원) 받는 출처는 TA(Teaching Assistant)인데, 규정상 일주일에 18시간을 일합니다. 평균적으로 18시간을 일하진 않고, 학생들 과제 채점이 있을 때만 집중해서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TA로 일하면 등록금+생활비를 주는 개념입니다. 미국 박사 과정들은 대부분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등록금을 내는 학교도 있지만, 저는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학교들 위주로 지원했어요). 그리고 TA 월급이 학교마다 다른데, 저희 학교는 TA(Teaching Assistant)를 하면 한 달에 3400불 정도를 받습니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학교도 있고, 보통은 지원할 때 물어봅니다) 지역마다 물가가 달라서, 학교에서 물가를 반영해서 생활비를 책정하고 그에 따라 월급을 주거든요. 보통은 3천불 내외인 것 같습니다.
20.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삶의 가치(신념)은 무엇인가요?
끈기를 갖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에도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한 번 운이 좋게 뭘 잘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그때 ‘어? 해보니까 되네?’ 하면서 재미를 붙여서 더 노력하고 공부하게 됐던 것 같아요. 처음엔 잘 못하더라도,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다보면 나는 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긴 거죠. 그래서 지금까지도, 처음에 생각만큼 되지 않아도 ‘나 이제 못해’ 하며 포기하기보다는 끈기 있게 좀 더 노력해보는 편입니다.
22.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어떻게 되시나요?
우선 박사과정동안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박사과정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박사과정생이 거치는 중요한 단계(milestone)가 3개 있어요. qualifying exam, candidacy exam, defense입니다. 먼저 1) qualifying exam을 통과하면 박사과정을 계속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박사과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Qualifying exam을 통과한 학생은 졸업까지 어떻게든 데려가는 거예요. 다음은 2) candidacy exam입니다. 본격적으로 졸업 논문을 쓰기 전에 현재까지의 연구와 앞으로의 연구 방향성 등 전반적인 졸업 논문에 대해 발표(research proposal)하는 겁니다. 승인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졸업 논문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졸업 논문을 다 쓰고 나면 3) thesis defense(졸업논문 발표)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걸 통과하면 박사 졸업이에요! 저는 얼마 전에 qualifying exam을 봤고, 내년쯤 candidacy exam을 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저는 박사후 과정(Post Doctor, 또는 포닥)도 미국에서 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 후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
22. 해외 대학원 진학이나 연구원 생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간호대학생이나 간호사 선생님들께 해주고 싶은 말씀이나 공유하고픈 팁이 있을까요?
우선 박사 지원을 할 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보고 여기에 맞춰서 지원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교수님과의 적합성을 제일 우선으로 보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생활환경이나 학교일수도, 돈일수도, 교수님일 수도 있겠죠? 정말 다양합니다. 그런데 지원을 하다 보면 너무 많은 학교가 있고 교수님이 있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정해놓은 기준이 흔들려요. 그러니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잘 선택해야 합니다. 적어도 3-4년의 기간동안 학교를 다니고 생활할 곳이다보니 신중하게 골랐어요.
그리고 해외 대학원 진학이나 연구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꼭 관심 분야가 명확하게 있고, 그 분야에서 경험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내가 지금 병동에 있다고 해서 연구의 대상자도 병동 환자들이어야 하고, 난 이것만 봐야 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틀을 정해놓지 않고 그냥 경험하면서 ‘오 이런 거 좀 관심이 가네?’ 정도로만, 관심이 가는 대로 열린 마음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미국에는 임상 경험이 없는 분들이 간호대학 박사를 하기도 하고, 본인의 임상은 그 분야가 아니었는데 개인적인 경험이나 어떤 특정 계기로 그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연구 경험이 없다고 대학원에 못 오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누구나 다 처음은 있고, 끈기 있게 해 나갈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23. 마지막으로 본 인터뷰를 보시는 신규 간호사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신규 간호사 선생님들은 멘탈 관리를 잘하셨으면 좋겠어요. 병원이라는 환경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응급 상황도 발생하고, 아무래도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일이다보니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들도 더 예민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신규/신입은 어딜 가나 힘들고, 실수하기 마련인 단계입니다. 병원이 아니더라도 ‘처음’은 어디에서나 다 힘들고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금 서툴고 못하더라도, 간호도 일하는 것도 다 스킬이기 때문에 하다 보면 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질문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병원에서는 내가 모르거나 확신이 없을 때 다른 선생님에게 물어보면 혼날까봐 혼자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무서워하지 말고 질문하세요! 그러면 선생님들도 ‘지금은 신규선생님이 잘 모르지만, 그래도 배우려는 의지가 있구나’하며 기특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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